매출 680억 → 367억. 이유식 1위 브랜드에 무슨 일이 생겼나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새벽배송과 정기배송을 직접 운영하며 자사몰 중심으로 성장해온 이유식 1위 브랜드의 매출이, 약 680억에서 367억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그리고 그 브랜드는 결국 쿠팡에 입점했습니다. 자사몰 풀필먼트를 직접 운영하며 “고객과의 직접 관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브랜드가, 거대 플랫폼의 생태계 안으로 들어간 겁니다.
이 사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당신도 자사몰을 운영 중이거나 지금 준비 중인 셀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은 그 브랜드를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이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짚는 글입니다.
자사몰 중심 전략은 왜 무너지는가

자사몰의 구조적 약점 — “오는 사람만 받는 채널”
자사몰은 기본적으로 수신형 채널입니다. 고객이 먼저 브랜드를 인지하고, 검색하거나 직접 입력해서 들어와야 구매가 발생합니다. 이 구조는 기존 충성 고객 유지에는 강하지만, 신규 고객 발견(Discovery) 단계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습니다.
쿠팡 앱에서 “이유식”을 처음 검색하는 부모는 브랜드를 알고 검색하는 게 아닙니다. 노출이 되어야 존재를 알게 됩니다. 자사몰은 그 노출 경쟁에 애초에 참여하지 않는 채널입니다.
이유식이라는 카테고리는 특히 신규 고객 유입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장입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새로운 고객이 생기고, 그 고객의 첫 탐색은 쿠팡·네이버에서 시작됩니다. 자사몰만 운영한다는 건 그 탐색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겠다는 선택과 같습니다.
쿠팡·네이버가 셀러를 끌어오는 방식
플랫폼이 자사몰 셀러를 유인하는 전략은 정교합니다.
- 쿠팡 로켓그로스: 물류·배송을 플랫폼이 대신 처리. 셀러 입장에서 운영 리소스 급감.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신규 입점 광고 지원, 쇼핑 검색 우선 노출, 결제 연동 간소화.
- 소비자 행동 변화: 신뢰하는 앱 안에서 익숙한 결제 방식으로 빠르게 구매. 자사몰로 이동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셀러 입장에서 이 조건들은 꽤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사몰보다 플랫폼이 더 빠르고 편합니다. 자사몰이 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편의성 이외의 다른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자사몰 vs 플랫폼 — 실제 운영에서 무엇이 다른가
| 기준 | 플랫폼 (쿠팡·네이버) | 자사몰 |
|---|---|---|
| 신규 고객 발견 | 매우 강함 | 거의 없음 |
| 재구매 설계 | 알고리즘·광고 의존 | 직접 설계 가능 |
| 고객 데이터 | 플랫폼 소유 | 브랜드 소유 |
| 수익성 (순마진) | 수수료 차감 | 상대적으로 높음 |
| 브랜드 경험 표현 | 거의 불가 | 완전한 제어 |
| 운영 복잡도 | 낮음 | 높음 |
| 장기 자산 축적 | 낮음 | 높음 |
이 표가 보여주는 건 단순합니다. 플랫폼과 자사몰은 역할이 다릅니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플랫폼에서 유입된 고객이 자사몰로 넘어오지 않는다면, 그 고객은 플랫폼의 고객으로 남습니다. 다음에 다시 검색할 때 경쟁 브랜드가 광고비를 더 쓰면 그쪽으로 갑니다. 브랜드 충성도는 쌓이지 않았고, 데이터도 없습니다.
자사몰을 살리는 단 하나의 조건

매실K가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면서 반복해서 확인한 게 있습니다. 자사몰에는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게 없으면 자사몰은 방치된 상태의 쇼핑몰일 뿐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가 효과적인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1. 전용 혜택 — 가격이 아닌 구조의 차별화
자사몰 전용 구독 할인, 정기배송 고객 전용 굿즈 동봉, 첫 구매 전용 번들 구성. 플랫폼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구조 자체를 만드는 겁니다. 가격을 낮추는 게 아니라, 플랫폼에서는 아예 구성이 없는 상품을 자사몰에 두는 전략입니다.
2. 고객 경험의 깊이 — 브랜드가 살아있다는 증거
자사몰은 브랜드의 철학, 원료 이야기, 제조 과정, 창업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이 쌓이면 “이 브랜드가 좋다”는 감각이 생깁니다. 그 감각이 재구매의 이유가 됩니다. 쿠팡 상세 페이지에서는 이 경험을 만들 수 없습니다.
3. 고객 데이터 — 브랜드가 직접 가져야 하는 자산
플랫폼에서 1만 명이 구매해도, 그 사람들의 연락처·구매 패턴·리뷰 원문은 플랫폼 것입니다. 자사몰에서 100명이 구매하면, 그 100명은 브랜드의 자산입니다. 이메일·문자·리타겟팅 광고·멤버십으로 직접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유식 브랜드의 쿠팡 입점이 주는 진짜 교훈
이 브랜드가 플랫폼에 입점한 건 선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시점이 매출 급락 이후였다는 건 시사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플랫폼을 신규 유입 채널로 쓰고, 자사몰을 브랜드 팬 전환 채널로 운영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습니다. (이 가정은 공개된 정보 기반의 해석이며, 브랜드 내부 사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자사몰 중심 전략 자체가 틀린 게 아닙니다. 문제는 자사몰에서 “왜 여기서 사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만들지 못한 채, 플랫폼의 성장을 그냥 지켜봤을 가능성입니다.
지금 자사몰을 운영 중이라면 이 질문을 먼저 해보세요
- 내 자사몰에서만 살 수 있는 게 있는가?
- 플랫폼에서 구매한 고객이 자사몰로 넘어올 동선이 설계되어 있는가?
- 자사몰 재방문 고객에게 브랜드 경험이 쌓이고 있는가?
- 고객 데이터(이메일·연락처)를 브랜드가 직접 쌓고 있는가?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없다”면, 지금 자사몰은 운영 중이 아니라 존재만 하는 상태입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이유식 브랜드의 이 사례가 그 차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FAQ
Q1. 자사몰 없이 플랫폼만 써도 브랜드를 키울 수 있지 않나요?
단기 매출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고객 데이터, 브랜드 인지도 자산, 충성 고객 구조는 플랫폼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플랫폼은 당신의 경쟁 상대 브랜드를 바로 옆에 놓습니다. 알고리즘이 바뀌면 노출이 사라집니다. 브랜드를 진짜로 키우려면 자사몰은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Q2. 작은 브랜드도 자사몰을 운영할 수 있을까요?
규모보다 전략이 먼저입니다. 카페24, 쇼피파이, 아임웹 등으로 초기 비용 없이 자사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작보다 “자사몰에서만 살 수 있는 이유”를 하나라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게 없으면 트래픽을 가져와도 전환이 없습니다.
Q3. 플랫폼 입점과 자사몰 운영을 병행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분산되지 않나요?
채널이 달라도 브랜드 일관성은 유지됩니다. 오히려 플랫폼에서 발견되고 자사몰에서 팬이 되는 구조를 설계하면 시너지가 납니다. 단, 플랫폼에서의 가격과 자사몰 가격 설계는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자사몰이 더 비싼 구조가 되면 이동 유인이 없어집니다.
Q4. 이 이유식 브랜드가 쿠팡에 입점한 건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공개된 유통 업계 보도 및 플랫폼 셀러 목록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매출 수치 역시 공개된 보도 자료 기반으로 인용된 수치이며, 브랜드 내부의 경영 판단은 공식 입장이 아닌 외부 해석임을 밝혀둡니다.
Q5. 자사몰에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이유”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요?
가장 빠른 방법은 구독 모델과 전용 구성입니다. 예를 들어, 자사몰 회원 전용 월정액 구독 박스, 플랫폼에 없는 번들 SKU, 첫 구매 샘플 증정. 이 외에도 브랜드 스토리 콘텐츠, 창업자 레터, 제조 과정 공개 같은 경험적 가치도 유효합니다. 가격 경쟁이 아닌 구조와 경험으로 차별화하는 게 지속 가능합니다.
